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삼성그룹 불법 합병 및 회계 부정'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판결 받았습니다.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일정 부분 덜어낸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본격적인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이재용 1심 무죄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박정제)는 5일 선고공판을 열고 자본시장법상 부정 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의 항소 가능성이 있어 사법 리스크가 완벽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삼성전자가 그동안 기업 경영에 발목을 잡아왔던 족쇄에서 벗어나 새롭게 사업에 전력할 수 있다는 평입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결심 공판 최후 진술에서 "저에게는 기업가로서 지속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창출하고,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인재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기본적 책무가 있다"며 "이런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업황 반등 상황에서 기술 초격차를 되찾고 주도권을 잡는 데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번 무죄 판결로 삼성전자의 이 같은 노력에도 일정부분 성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반도체 불황 속에 오너 사법리스크까지 겹치며 힘든 상황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그동안 압도적인 기술로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쳐 왔지만 최근 인공지능(AI) 열풍 속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은 1위 SK하이닉스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삼성전자가 40%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최신 제품인 HBM3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9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선점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HBM3(4세대)의 첫 양산을 시작했고, 4분기 주요 GPU(그래픽처리장치) 업체를 고객군에 추가하며 판매를 확대했습니다.
회사 측은 "HBM3와 HBM3E(5세대)의 선단 제품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상반기 중 판매 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하반기에는 그 비중이 9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강화에도 나설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AI용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파운드리와 메모리, 패키지 사업간 협업을 통해 고객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며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시스템 반도체 2030 비전'을 지난 2019년 선포했지만 파운드리 글로벌 선두업체인 대만 TSMC와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최근 파운드리를 기반으로 팹리스 산업을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기치 아래 현재 3%인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을 2030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밝힌 만큼, 삼성전자의 역할 역시 커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대형 인수합병(M&A) 여부 역시 재계의 주요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전장·오디오 기업 하만 인수 이후 6년 이상 의미있는 M&A를 성사시키지 못했습니다.
지난 2022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서울에서 이 회장을 만나며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ARM의 인수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지만 의미있는 결과를 얻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의 유력 M&A 대상으로는 반도체·가전·모바일·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거론됩니다.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전력반도체(PMIC) 등을 만드는 독일 자동차·산업·전력 시스템반도체 기업 '인피니언', 네덜란드의 'NXP' 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전망
삼성전자는 시장 예상대로 지난해 4분기 D램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정상화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인공지능(AI) 관련 제품 수요가 늘어난 결과입니다. 1월 31일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이 기간 반도체(DS) 부문은 매출 21조6900억 원, 영업손실 2조18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분기 기준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지난해 1분기부터 지속된 D램 적자를 끊어내며 영업손실 폭이 줄었습니다. 지난해 1~3분기 삼성전자 DS 부문은 각각 4조5800억 원, 4조3600억 원, 3조7500억 원 영업손실을 낸 바 있습니다.
증권가에선 "국내 반도체주의 올해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나, 주가 상승엔 추가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1월 31일 전화 통화에서 "올해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건 이미 시장이 알고 있는, 선반영된 사실"이라며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개선도 확인 수준에 그칠 뿐 주가 상승을 이끌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오늘 이재용이 무죄를 받으면서 오너 리스크는 어느정도 해소가 된것 같습니다.
과거 삼성전자 주가 흐름을 보면, 총수 경영 공백을 유발한 각종 사건 때마다 주가가 일부 하락했지만 이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여기에 사법리스크와는 별개로,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와 '저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종목) 수혜주로 지목되며 주가 전망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압나다. 이에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최대 13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경영상 불확실성을 마주했지만, 증권가에선 목표 주가를 오히려 올려잡았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현재보다 25%가량 높은 9만4130원입니다.
증권업계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올린 주된 이유는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 규모를 2조원대까지 축소했고, D램 부문은 이미 흑자로 돌아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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