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황금폰 윤상현이 왜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재·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부탁하겠다는 취지의 녹음 파일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수사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윤상현의원은 완전 낭설이라며 부인했습니다.

 

검찰, '취임 전날 김영선 공천 논의' 녹음 파일 확보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휴대전화, 이른바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포렌식 한 자료에서 이런 취지의 녹음 파일을 확보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월31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명씨가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22년 5월9일 윤 대통령과 통화한 녹음 파일을 공개했는데, 이번에 검찰이 확보한 녹음 파일은 이 대화 이후의 내용이 추가로 담긴 것이라고 합니다.

 

민주당이 당시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습니다. 명씨는 이에 대해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고맙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검찰이 최근 확보한 녹음 파일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직접 거론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당에서 중진들이 자기들한테 맡겨 달라고 하더라. 내가 말을 세게 했는데"라고 말했습니다. 명씨가 "박완수 의원과 이준석, 윤상현도 다 (김영선 공천을) 해주려 합니다"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내가 윤상현(당시 공관위원장)이한테도 (말을) 하고"라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윤상현 반박 기사 읽기

 

그러자 명씨는 "윤한홍, 권성동 의원이 (공천을) 불편해하는 것 같다"며 "한 말씀 드리면 경남에 여성 국회의원 없었습니다"라면서 김 전 의원 공천을 부탁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알았어요"라며 "윤상현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화는 2022년 5월9일 민주당이 공개한 녹음 파일과 같은 날 이뤄졌습니다. 윤 대통령의 취임 전날이자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창원의창) 국민의힘 공천 후보 발표 하루 전입니다.

이는 명씨 측이 방송 인터뷰에서 한 주장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명씨 측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지시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윤상현 의원"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윤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공천자 명단을) 보고한 적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해왔습니다. "원칙에 따라 공천했다는 입장"이라는 취지입니다.

김건희 "당선인이 지금 전화했다, 걱정하지 마시라"

그러나 이와 관련한 의혹은 짙어지는 분위기입니다. 명태균씨는 이날 윤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김건희 여사와도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여사는 40분 뒤 통화에서 "당선인이 (김 전 의원 공천 관련해) 지금 전화했다"며 "걱정하지 마시라, 잘될 거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월7일 대국민 담화에서 공천 개입 의혹을 부인했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원리 원칙에 대해 이야기만 했지, '누구를 공천 줘라'라는 이런 이야기는 해본 적 없다"며 "당시 (보궐선거) 공관위원장이 정진석 비서실장인 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이 최근 확보한 녹음 파일이 이와 배치되는 만큼, 관련 수사는 빨라질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검찰은 이 밖에 윤 대통령 부부가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만든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 파일을 최소 네 차례 전달받은 메시지를 파악했습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검찰은 보고서 하나는 당원 명부 유출 논란이 있던 국민의힘 57만명 당원 명부를 활용해 만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1년 10월21일 윤 대통령과 명씨 간의 텔레그램 대화에서 명씨가 "당내 경선 책임당원 5044명 여론조사 결과"라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검찰은 이를 토대로 당원 명수를 활용해 만든 보고서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9월30일에도 텔레그램을 통해 명씨에게서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가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에게 여론조사 보고서 작성을 재촉한 날입니다.

강씨 측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이날 강씨에게 여론조사 여부를 물으며 "그거 좀 빨리해줬으면 좋겠어. 아까 윤 총장(윤 대통령)에게 전화했는데 궁금해하더라"라고 했습니다.

검찰은 명씨 휴대전화에서 나온 다수의 녹음 파일 등을 토대로 공천 개입 의혹 등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출처:시사저널

명태균 황금폰이란?

명씨는 지난 9월 24일 휴대전화와 USB를 처남에게 건넸습니다. 명씨와 처남 모두 초기 검찰 조사에선 이들 기기를 이미 폐기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당초 명씨도 ‘처남을 통해 버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명씨와 명씨 측은 여러 차례 황금폰 존재를 암시해왔습니다.

명씨는 구속에 앞서 변호인을 통해 ‘황금폰 제출’을 빌미로 구명로비를 시도했습니다. 불구속 수사를 보장해주면 황금폰을 제출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변호인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지난 2일 명씨 변호인은 “만일 명씨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면, 검찰이 아닌 국민이나 재판부, 민주당에 제출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檢 황금폰 수사, 탄핵 정국 ‘폭탄’ 터지나
명씨의 휴대전화 3대 중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사용한 휴대전화가 핵심 증거로 꼽힙니다. 이때는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김영선(64·국민의힘) 전 의원이 당선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등이 치러진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