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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중도보수 정당 발언, 민주당 정체성의 변화일까요?

by 어색한 2025.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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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최근 민주당이 상속세 완화 추진,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우클릭(보수적인 정책으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 대표는 아예 민주당의 정체성을 ‘중도보수’라고 규정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는 당내 충분한 논의 없이 나온 발언이어서 논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명

이 대표의 발언, 전략적 수사일까요?


이 대표는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했습니다. 그는 “우리(민주당)는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보수가 아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은 민주당이 중도보수 정권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진보 정당은 정의당과 민주노동당 같은 정당이 맡고 있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이 진보 정당이 아니라는 입장을 더욱 명확히 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중도·부동층을 겨냥한 선거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 대표는 보다 폭넓은 표심을 얻기 위해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최근 이 대표는 ▲반도체특별법 내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가능성 ▲상속세 면세점 18억 원 상향 추진 ▲근로소득세 개편 시사 등의 정책을 내놓으며 경제적 실용주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정체성,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정치에서 민주당은 오랫동안 ‘진보’ 성향을 가진 정당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물론 시대에 따라 정책 기조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이처럼 당의 정체성을 단번에 바꾸는 것은 당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민주당의 강령에는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극복하고,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평등한 기회를 갖는 사회를 만든다”는 목표가 담겨 있습니다. 또 민주당은 역사적으로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대표가 이러한 정체성을 중도보수로 규정해버리는 것은 당내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국민의힘이 극우적 색채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민주당까지 우클릭한다면, 우리 사회 전체가 더욱 우경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정치적 균형을 무너뜨리고, 진보적 가치를 원하는 국민들의 정치적 선택지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중도보수론’에 대한 보다 깊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민주당이 중도층을 아우르는 실용적인 정책을 내놓는 것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전략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당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수준이라면, 충분한 내부 논의와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당 대표가 단독으로 민주당의 방향성을 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만약 이 대표가 정말로 민주당을 ‘중도보수 정당’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당내 의견을 수렴하고,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시해야 합니다.

민주당의 정체성은 단순히 선거 전략 차원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국민과 당원들이 함께 만들어 온 가치와 방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당내외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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